몸 안 독소 싹~ "바다의 불로초"
알긴산·요오드 성분 많이 함유, 해독 작용에 다이어트 까지, 유방암 등 항암효과도 뛰어나

출산한 산모와 떼 놓을 수 없는 음식은 미역국이다. 산모들이 미역을 챙겨 먹은 것은 포유류인 고래의 습성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1300년 전 고려인들이 고래가 출산한 후 미역을 뜯어먹는 것을 보고 산모에게 미역을 먹게했다는 설이 그것이다.
미역이 고대부터 현재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대표적인 해독(detox)식품이기 때문이다. 해독 기능은 미역에 많이 들어있는 ‘알긴산’이란 성분이 맡고 있다.
알긴산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 성분의 20∼30%를 차지하며 끈끈한 성질이 있으며, 알긴산은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중금속, 환경 호르몬 등을 흡착, 몸 밖으로 배출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
점성 다당류로 구성된 알긴산은 장벽을 자극해 장의 운동을 촉진하기 때문에 배변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등 변비를 해소하는 효능도 지니고 있다. 또 알긴산은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기능 때문에 혈관건강에도 좋다.
칼슘, 칼륨 등 영양성분도 많이 함유돼 있어 중국에서는 미역 같은 해조류를 약으로 취급하기도 했다.
미역에 들어있는 또 다른 영양소는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핵심 성분인 요오드다. 미역의 요오드는 지상식물에는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해조류를 통해 섭취해야만 하는 영양소로 분류된다.
요오드는 인체에 필수적인 미량성분으로 일반적으로 몸에 평균적으로 14㎎ 정도 들어 있으며 대부분은 갑상선에 포함돼 있다.
갑상선은 인체의 모든 세포가 정상적으로 신진대사를 할 수 있도록 유지시키는 필수적인 요오드를 포함하고 있는 호르몬, 특히 티록신을 분비하는 내분비선(內分泌腺)이다.
티록신은 심장과 혈관의 활동을 비롯 몸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알긴산과 요오드의 역할 때문에 미역은 효과적인 다이어트 식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다이어트식에는 4가지 조건이 있는 데 이 중 한 개라도 충족시켜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방 연소 ▲신진대사를 촉진 ▲변의(便意) 원활 ▲저칼로리 등이다. 이 조건 가운데 미역은 지방연소를 것을 제외한 조건 3가지를 충족시키는 식품이다.
학계에서는 최근 해조류의 항암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영양학회지에 실린 미국버클리대 연구팀의 논문은 미역 등 해조류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해조류가 혈중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을 감소시켜 유방암을 억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해조류와 콩을 즐기는 일본인의 유방암 유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는 것을 자신들의 연구결과에 대한 방증으로 꼽기도 했다.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류홍수 교수에 따르면 해조류의 대표적인 항암성분은 미역· 다시마 등에 풍부한 푸코이단이며, 푸코이단은 정상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한다는 가설이 제시돼 있다.
미역은 생으로 먹든 익혀 먹든 영양상 큰 편차가 없다. 그러나 미역·다시마로 조림을 할 때는 너무 펄펄 끓이지 말아야 하다. 지나치게 끓일 경우 건강성분인 알긴산이 파괴되고 맛도 떨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