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혹사당하는 간 해독에 최고
눈·바람 속 두달… 단백질 명태의 2배, 콩나물과 버무리면 알코올 분해 효과

겨울철 눈이 많은 강원도의 진풍경 가운데 하나는 황태덕장이다.
수십만 마리의 황태가 덕장에서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있는 풍경은 눈밭에서 떼지어 헤엄치는 어류의 열병식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황태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가 빚어낸 작품이다. 강원도 사람들은 그래서 ‘황태의 맛은 하늘에서 내린다’고 한다. 명태가 황태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겨우내 적어도 두 달 이상 밤 기온이 영하 10℃ 이하인 고산 지역에서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얼어다 녹았다를 반복해야 한다.
이 처럼 신산의 겨울을 보낸 황태는 찜과 탕, 구이 등 다양한 형태로 밥상에 오르고, 심지어 젯상에 올라 절까지 받는 귀한몸이 된다.
‘생태’였던 황태는 건조 과정에서 뼈와 살만 남기 때문에 영양가를 의심받기도 하지만 기실 대표적인 고단백 식품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정도로 영양을 자랑한다.
일반적으로 명태 살의 주요 성분은 단백질로 구성돼 있으며, 칼슘 또한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리지 않은 명태 1마리에는 보통 단백질 20.3g 칼슘 100mg, 철분 4.2mg, 인 202mg, 당질 0.9mg, 철분 4.2mg이 들어 있고 비타민도 풍부하다.
무엇보다 황태의 강점은 눈과 겨울 바람을 맞으면서 단백질이 명태의 2배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전체 성분의 56%를 차지할 정도로 고단백 식품이 된다. 또 인, 칼륨과 같은 무기질의 함량도 2배 이상 증가한다.
특히 황태에는 인체 세포를 발육하는 데 작용하는 ‘이신’이라는 필수 아미노산과 뇌에 자양분을 공급하는 ‘트립토판’이 많이 들어 있다.
여기에다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는 데다 기름기는 상대적으로 적어 비만환자나 노약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다.
황태는 끓일 경우 살이 쉽게 풀어지는 성질이 있어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간기능 강화에 그만인 ‘메티오닌’과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혹사당하는 간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키는 장점도 있다.
황태를 푹 끓인 콩나물해장국은 탄수화물, 칼슘, 인, 지질이 많이 들어 있는데 지질의 함유량은 다른 생선보다 적어서 맛이 개운하고 구수하기 때문에 주당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기도 하다.
황태의 고유영양분과 비타민c, 아스파라긴산이 들어있는 콩나물이 버무려 지면서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황태산지인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에서는 매년 2월 말을 전후해 ‘황태축제’가 열린다. 황태 마니아라면 ‘황태 탑쌓기 대회’, ‘황태 구이체험’, ‘황태 짝묶기 대회’, ‘얼음 속 황태찾기’가 열리는 강원도를 찾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