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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100세 "아름다운 실버" 본보기

작성자 경제통상과 작성일 2009-08-13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최초의 노인생산복지기관인 "곡성시니어클럽"
  
 우암학원 설립…7년째 6천명 일자리 창출
 돈 벌고 자아실현도 "일 통해 활력 찾아"
 할머니 할아버지가 도예작가로 변신 눈길 
 
 취업은 이제 젊은이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급속도로 사회가 고령화되고 은퇴 시기가 낮아지면서 60세 이상의 실버맨들의 실업문제가 사회적인 고민거리로 대두하고 있는 것.
 실제로 노동 능력과 욕구가 충분히 있고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임에도 일자리가 없어 궁핍함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따라 실버세대의 일자리 창출을 돕는 "시니어클럽"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특히 전남 "곡성시니어클럽"(관장 김년두·전남과학대 교수)은 침체위기에 빠진 농촌 경제를 살리고 노인들의 소득 창출을 돕는 시스템 구축에 성공, 선진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타지역 클럽과 사회복지 관련 인사들이 줄지어 탐방하며 벤치마킹하는 진풍경을 낳고 있는 곳이다. /편집자 주

 "그렇게 서두르면 모냥새가 삐뚤어지재. 누가 잡아먹는거 아닝께, 서서히 세월을 낚으란 말이요. 손가락 한놈만 잘났다고 힘주지 말고, 두손으로 자연스럽게 흙을 만지랑께요."
 지난 10일 오전 곡성 옥과면 옥과리 시니어클럽 생활도예 사업단. 사뭇 인생철학같은 이야기를 읊조리는 도예가 송산 손정기씨의 지도 아래 머리하얀 노인 10여명이 물레를 돌리며 생활용기를 제작한다.
 제법 일한지 오래된 듯한 노인들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다기를 뚝딱 만들어내고, 매무새마저 신입사원 냄새가 풍기는 노인들은 손씨의 호통에 쩔쩔 맨다.
 옆 공장, 콩나물 재배사업단에서는 시원한 물소리가 콸콸 쏟아진다. 아침부터 거둬들인 콩나물을 3명의 할머니가 손수 씻고 다듬어 포장지에 일일이 담아낸다. 곧바로 옥과 하나로마트에 납품될 제품들이다. 48개 항목 수질검사를 통과해 친환경제품 인증을 받은 콩나물이라 공장에 들어서기만 해도 고소한 내음이 난다.
 점심 무렵, 근처 고추밭. 3천500평 남짓한 밭에서는 8명의 할머니들이 땀흘리며 고추를 딴다. 명색이 친환경 태양초 고추다. 올해 매출 예상액이 1천400만원이니 고추달린 손자만큼이나 귀하단다.
 곡성시니어클럽은 한국에서 노인복지 붐이 일기 시작했던 2002년 7월 문을 열었다. 인구 3만명의 작은 군에서 태동해 화제를 모았던 시니어클럽으로,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최초의 노인생산복지기관이다. 학교법인 우암학원(전남과학대학·남부대학교·옥과고) 학원장인 조용기 박사(현 한국대학법인연합회 회장)가 설립했다.
 "일하는 100세 아름다운 실버"를 문패로 내건 클럽은 노인들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노동의 기쁨"을 주고 "경제적 혜택"까지 부여하는 "1석3조"의 효과를 위한 것이었다. 노인 소외와 빈곤 등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 아래 찾은 대안인 셈이다.
 초기에는 관내 60세 이상의 노인 50여명을 대상으로 소일거리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출발했다. 사업도 간병인 양성업 등 2개 사업에 불과했다.
 노인복지라는 개념조차 희박했던 초창기에 태동한 클럽은 혹독한 좌충우돌을 겪어야 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좌절은 1∼2년 넘게 이어졌다.
 이후 안정된 사업소득이 있어야만 실질적인 노인 취업과 창업이 가능하다는 과제를 풀기 위해 곡성시니어클럽은 2004년부터 ▲깻잎과 상추·부추 등 친환경농산물 재배 ▲생활도예 ▲야생화 재배 ▲철쭉 등 묘목 재배 ▲태양초 고추 영농 ▲우리 콩과 콩나물 재배장 운영 ▲유기농 복분자 재배 ▲주거환경 개선 ▲토종양계 등 10개 분야의 사업을 확대·진행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생산품들의 판로가 여의치 않아 직원과 회원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 유통경로를 개척했다. 이후 웰빙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클럽의 친환경농산물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옥설 콩나물" 등의 식품류는 관내 대형마트를 비롯해 광주 조선대병원까지 납품되는 등 이름값을 하고 있다.
 생활도예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클럽 노인들이 직접 생산한 백자·청자·천목유 다기세트 등 생활용기들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것. 특히 클럽 내 도예사업 회원들은 지난해 말 "제2회 일하는 노인 전국대회"에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특별상을 받는 쾌거도 거뒀다.
 이처럼 사업 하나 하나가 성공하면서 사업의 수입은 날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만 해도 1억7천여만원에 달했다. 8월 현재 올해 매출 역시 벌써 1억여원을 넘겼다. 잘 키운 기업인 셈이다.
 사업의 소득이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노인 회원이 급증하는 등 지역민들의 호응이 이어졌다. 클럽은 지난 7년간 6천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50여명에서 출발한 정기회원도 어느덧 130여명으로 늘었다. 회원들은 10개 사업에 자율적으로 참여해 1인당 적게는 매월 20만원, 많게는 80만원의 소득을 얻고 있다.
 이렇다 보니, 곡성클럽은 전국 방방곳곳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체계적인 사업 시스템과 분업화로 인해 전국에서도 유례없는 선진클럽으로 호평받고 있다.
 2007년에 이어 2008년에도 우수 시니어클럽으로 꼽혔다. 또 올 초에는 클럽 내의 도예센터가 노동부 모델개발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곡성클럽은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이라는 시니어클럽의 본업을 뛰어넘어 "순수 노인생산복지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기관이 노인들에게 일방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이 사업의 생산성을 직접 맡아 꾸리게 하는 방식이 효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문의 061-362-6998.
  
 ※시니어클럽
 시니어클럽은 노인의 사회적 경험 및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노인 적합형 일자리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보건복지부 지정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이다. 노인들 자체의 소규모 공동체 창업·운영을 지원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일하는 노인"을 양성해 고령사회의 주체로 만들어내는 곳이다.
 전국적으로는 80여곳에 달한다. 이지역에는 광주 서구와 남구, 북구, 광산구, 전남의 곡성, 여수, 완도 등 7곳이 있다. 충청도 등 타지역에 비해 열악한 편이다.
 특히 전국에서도 1순위의 고령화를 보이고 있는 전남의 경우, 3곳에 불과해 노인인구의 노동 욕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는 곧 노인들의 심각한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인 대접은 할 일을 주는 것"
 김년두 곡성시니어클럽 관장

 "시니어클럽은 노인의 단순한 여가활동 권장 기관이 아닙니다. 노인들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자아를 실현시키는 동시에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이죠."
 김년두(62) 곡성시니어클럽 관장은 "노인을 대우해 주는 것은 편안한 복지시설들을 만들어주는 것보다 그들에게 할 일을 주는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그들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래서 클럽이 문을 연 2002년부터 그는 지역 노인들의 자립기반 확립을 위해 발품 팔며 뛰어다녔다. 수익창출을 위한 사업 모델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던 초창기 때,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그가 직접 고추며 복분자며 농사법을 배워 시작한 것.
 "처음 콩나물 사업을 시작할 땐, 국내 유명 대기업의 콩나물을 전부 사다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어요. 그러다가 우리만의 친환경 콩나물을 만들어내게 됐죠. 이제는 없어서 못팝니다."
 특히 그는 초고령화사회를 맞는 전남지역의 척박한 시니어클럽운동이 아쉽다.
 "한국의 노인문제는 지역과 농촌으로 갈수록 실로 더 심각합니다. 특히 전남의 고령화 속도는 전국 최고 수준이죠. 전남은 내년께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경북이나 전북에 비해서도 7∼8년이 앞선 것입니다. 하지만 노인복지나 일자리창출기관 시스템이 너무 부족해요."
 곡성클럽이 전국적인 선진모델 소리를 들어 기쁘지만, 김 관장은 제2의, 제3의 곡성클럽이 전남지역에 잇따라 생겨나길 기대한다.

 "난 여전히 팔팔한 도공"
 이방균(85) 할아버지 /생활도예사업단
 18살부터 65년동안 도공으로 살고 있죠잉. 이 나이에 도자기를 만질 수 있어서 그저 좋소. 아직도 나를 팔팔한 도공으로 대해줘서 기분 좋고 내 작품들을 사람들이 좋아해줘서 또 행복하당께요.
 작년에는 한국시니어클럽 협회장으로부터 공로상도 받았으니께 이젠 소원이 없소. "당신은 여전히 현역이요"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요즘에는 더 열심히 다기를 만드요.
 지금은 열댓명이서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 많은 노인들이랑 함께 일하면 좋것소. 나이들었다고 포기하면 안된당께요.
 
 "주문량 늘어 신바람나요"
 이보옥(66) 할머니 /콩나물재배사업단
 내 손으로 길러서 씻고 다듬었으니까 품질은 내가 보증하지요. 콩 하나하나 죄다 친환경으로다가 키운께 먹기만 하면 보약이요.
 또 노인들이 맹근다고 위생 같은 거 신경 안쓸까봐 걱정하지 마쇼. 콩나물 만지기 전에 손소독기에다 소독도 다 하고 화장도 일체 안하니까 청결 하나는 믿어도 된당께요.
 내가 여기서 일한지 다음달이면 딱 1년이 되가요. 돈도 돈이지만 보람차서 행복해요. 글고 갈수록 주문량이 늘어나서 신바람 납니다. 요즘은 우리 콩나물 인기가 너무 많아서 주문량 못맞출까봐 걱정까지 된당께요. 회춘하고 있는 것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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