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식 추념사

작성자 총무과 작성일 2021-05-17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앞두고
당시의 치열했던 항쟁의 상징인 옛 전라남도청 현판 앞에서
‘전라남도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식’이 열린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불의한 독재정권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정의,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치신 오월 영령들께
머리 숙여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가슴에 묻고 긴 고통의 세월을 견뎌오고 계시는
유가족과 부상자 여러분께 충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역사의 고비마다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밝혀주고 계시는 전남도민 여러분께도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해마다 맞는 5월이지만 올해는 감회가 더욱 새롭습니다.
지난해 12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되었습니다.
5.18을 왜곡하고 깎아내리면서 오월 영령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가족의 마음을 쓰라리게 했던 만행들을
이제는 법으로 단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쳐줬던 진실들도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2일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회는
민간인 학살과 암매장, 기관총과 저격수에 의한 시민사격 같은
군부의 반인륜적 행위를 확인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북한 개입설이 허위라는 유의미한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시고
5.18의 진실을 밝히는 일에 협조해 주신 모든 분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라남도는 진상조사위원회의 횔동에 적극 협조하면서
5.18의 진실을 바로 세우는 일에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위대한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될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지혜를 모아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5.18민주화운동은 광주와 전남이 함께 이뤄낸
아프지만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80년 5월 광주가 민주주의를 향한 염원으로 뜨거웠던 것처럼
전남 곳곳에서도 항쟁의 횃불이 들불처럼 타올랐습니다.
목포역 광장에서는 연일 수만 명이 모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나주에서는 고립된 광주를 구하기 위해 무기를 들고
시민군에 합류했습니다.
해남에서도 3천여 명이 독재정권을 규탄하는 성토대회를 열었습니다.

5월 28일 목포역 최후의 항쟁을 끝으로 사그라들었지만,
민주화의 열망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오월 정신은 우리의 가슴 속 깊이 뿌리를 내렸습니다.

그 정신은 1987년 6월 항쟁으로 피어났으며,
2017년 촛불혁명으로 승화했습니다.
5.18민주화운동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민주국가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나눔과 연대라는 오월 대동정신은
더욱 빛나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한파 속에서도 이웃돕기 성금은역대 최고액을 경신했고,
부족한 병상과 방역물품을 서로 나누는 대동정신을 발휘했습니다.

이렇듯 5.18 민주화운동은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우리 곁에 언제나 살아 숨 쉬는 위대한 역사입니다.
또한 오월 정신은 우리가 늘 간직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가치입니다.

앞으로도 전라남도는 여러분과 함께
5.18 민주화운동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유공자와 유족들을 최대한 예우하겠습니다.
모든 유공자들께 월 6만원의 민주명예수당을 지급하고,
유가족의 명예로운 삶을 위해 생활지원금과 자녀 장학금,
가사도우미 등을 계속 지원하겠습니다.

둘째, 5.18 민주화운동을 바로 알리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5.18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영상과 만화로 쉽게 풀어내고,
유공자와 관련자의 증언 등을 담은 구술집을 펴내겠습니다.

셋째, 5.18 역사현장을 보존하고 정성을 다해 관리하겠습니다.
지난해 22곳의 사적지를 지정한 데 이어
올해 3곳을 추가로 지정하고, 주변 환경을 세심하게 정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지금 바다 건너 미얀마에서는 군부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80년 5월과 꼭 닮은 미얀마를 돕기 위해
오월단체와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군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성금을 모아 보냈습니다.
오월 정신이 미얀마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미얀마 국민에게 뜨거운 지지를 보내며,
하루빨리 미얀마에 평화가 찾아오길 기원합니다.

전라남도는 숭고한 오월 정신과 오월영령님들의 큰 뜻을 본받아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월 정신으로 ‘더 새롭고, 행복한 으뜸 전남’을
도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내년 오월은 우리 대한민국이 코로나19를 이겨내고
기쁨과 희망으로 가득하길 기대하면서,
다시 한번 삼가 오월 영령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5월 17일

전라남도지사 김 영 록
  • 콘텐츠 관리부서 총무과 (061-286-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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