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2019. 4. 11.)

작성자 행정지원과 작성일 2019-04-26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
- 2019. 4. 11., 상해 임시정부 재현청사 -

존경하는 독립유공자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도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이 되는 뜻깊은 날입니다.

100년 전 오늘,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상해로 건너간 수많은 독립운동가께서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세우셨습니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제 대한민국이 탄생한 역사적인 날입니다.
임시정부는 광복을 맞기까지 무려 27년을 항주, 진강, 유주, 중경 등
중국 전역을 옮겨 다니며 고난의 가시밭길을 헤쳐왔습니다.
거리로는 무려 5천km에 이릅니다.

그 긴 세월, 이국땅을 전전하시면서도, 오로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사랑하는 가족과 형제, 고향을 등지고,모든 재산을 내놓은 것도 모자라,
목숨까지 바치신 선열의 뜨거운 겨레 사랑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조국 광복의 염원을 지켜낸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정부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위대한 독립운동의 정신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고,
의로운 땅 전라남도를 만들었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전라남도는 호국열사의 숨결이 흐르는 자랑스러운 고장입니다.

독립운동과 의병활동, 민주화운동의 중심이 바로 전남이었습니다.
호남의 얼이 있었기에 임진왜란과 정묘호란을 극복할 수 있었으며,
동학농민혁명과 3.1독립운동, 항일독립운동을
줄기차게 펼칠 수 있었습니다.

의로운 정신은 광주학생운동과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항쟁, 촛불혁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영령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자랑스러운 도민 여러분!

오늘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이곳은
매우 특별한 장소입니다.

상해임시정부 청사를 재현한 이곳에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이역만리 이국땅에 잠드신 일강 김철 선생의 생가와
그를 기리는 기념관이 있습니다.
함평에서 태어난 김철 선생은 3.1독립운동 직후,
가산을 정리하여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해, 중국으로 망명하셨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과 함께 임시정부를 세우셨고,
교통부총장과 국무위원을 지내셨습니다.
국호 ‘대한민국’을 결정한 각료 중 한 분이셨습니다.

김철 선생께는 조국의 광복이 신념이셨고, 삶의 전부였습니다.
민족의 독립이란 대의 앞에, 김철 선생의 두 조카,
김석 선생과 김덕근 선생 역시,
상해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투신하셨습니다.

김철 선생뿐만 아니었습니다. 나주의 김재호 선생, 보성의 박문용 선생,
무안의 장병준 선생, 광주의 정광호, 최혜순 선생, 화순의 정효룡 선생,
순천의 조경한 선생께서 임시정부의 활동에 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또한 이름 없는 수많은 애국지사께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끊임없이
일제에 항거하여, 마침내 나라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의향 전남은 이처럼 역사와 시대정신을 이끌어 왔습니다.

전라남도는 선조의 숭고한 가치를 잊지 않기 위해
‘기억의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도청 인근에 ‘항일독립운동기념탑’을 건립하고,
현충시설에 표지석을 세우겠습니다.
호남 의병의 구국 충혼을 기리기 위한
‘호남의병역사공원’도 조성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100년 전 임시정부의 자랑스러운 법통을 계승한 나라입니다.

100년 전, 우리 선열께서 이루셨던 역사를 이어받아,
우리 모두 새로운 영광의 역사를 써내려가야 합니다.
하나 된 민족을 염원하셨던,
그 간절한 애국선열의 뜻을 실현해야 합니다.

전라도의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전라남도를 더욱 자랑스럽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드는데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남해안을 ‘한반도 신경제지도’ H축을 떠받치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습니다.
전라남도가 환태평양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관문이 되어,
남해안 번영시대를 열겠습니다.

오랜 갈등과 대결의 시기를 거친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늘 미국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립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큰 진전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전라남도는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를 맞아,
남북교류협력기금을 모으고, 전남평화센터를 세우겠습니다.
남과 북의 평화통일에 전라남도가 힘을 보태겠습니다.

임시정부 복원청사 뒤에는 ‘단심송’으로 불리는
짙푸른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습니다.
일강 김철 선생의 부인께서 “독립운동의 길을 떠난 남편이
가족걱정 하지 않고 오로지 독립운동에 전념토록 하기 위해서
죽는 길 밖에 없다”라고 결심하시고, 이곳 소나무에 목을 매,
자결하셨다고 합니다.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한 나무입니다.
그 곁의 김철 선생 묘소는 유해를 찾지 못해 아직도 비어있습니다.

애국열사의 유해조차 모셔오지 못한 부끄러운 후손으로서
차마 고개를 들 수도 없습니다.

차디찬 감옥에서, 거친 벌판에서, 어느 이름 모를 낯선 골짜기에서
독립 의지를 불태우며, 항일이라는 돌덩이 하나만을 머리에 베고
숨을 거두신, 유명, 무명의 숱한 애국지사와 선열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오늘, 민족통일의 역사적 도의 앞에,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한 선조의 엄숙한 정신을 가슴속에 새기겠습니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데 소중한 정신적 유산으로 삼아,
위대한 100년을 뒤로 하고, 새로운 100년을 열겠습니다.

선조의 숭고한 정신을 받들어,
‘생명의 땅, 으뜸전남’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2019년 4월 11일
전라남도지사 김영록
  • 콘텐츠 관리부서 총무과 (061-286-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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